푸념

난 지금 정신적 공허감에 사로잡혀 있다.

나눔의꿈 2009. 1. 11. 23:12

우리가 한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그 시대의 명(明)과 암(暗)을 모두 보면서 어두움보다는 밝음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노력들이 모아져서 점차 사회가 발전하고 그러한 발전속에서 내 자신, 내 가족의 발전도 또한 같이 되는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요즘들어 부쩍 이런 노력들이 다 헛된 노력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아니 거기에 덧붙여 그저 그렇게 한세상 걱정없이 편히 살고 싶은 마음만 생기는 것이 점점 나약해지려는 내 마음에 속이 상한다. 내 자신이 변하고자 하는 의지조차도 꺾일 수 밖에 없는, 그래서 나약하기만한 한 내 마음이라면 삶의 의욕조차 상실한, 살아도 살아 있는 것이 아닌 죽은 목숨과 다를 바 없음을 깨닫는 지금 나는 정신적인 공허감에 사로잡혀 있다.  

미네르바 열풍이 몰아치고 결국 사법당국에 의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 순간 여론이라는 것이 무너짐을 느낀다. 신문고가 존재하던 그 시절 막힌 언로를 속시원히 터주지는 못했지만 구중궁궐속에 신하들과 내시들에 의해 둘러쌓인 그 순간에도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함을 느꼈고, 평범한 백성들이 하는 한많은 세상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사람이 비단 왕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이 백성을 위하는 길이고 바른 길로 안내해주는 리더의 몫이었던 것이다.  

어디 이뿐이랴? 거의 무협지를 보는 것과 같은 일이 국민을 대표하는,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사당에서 일어났다. 혹자는 여당을, 혹자는 야당을 비난하지만 이건 여야를 떠나서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기본적인 자질 문제요, 이 시대가 낳은 비극이다. 아니 더 분명하게 얘기하면 권력이란 단맛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쇼일 뿐이다. 그들의 안중에 국민은 없다.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다고 하지만 정말 국민을 위한다면 국회안에서 그럴 수는 없다. 연일 이어지는 서로간의 비방이 쇼다. 쇼.....~ 

더더욱 우스운 것은 바로 방송사들의 파업이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방송사들이 파업하게 만든 법 개정이다. 국민들이 과연 그런 법 개정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한 명쾌한 논리도 없다. 애초에 그런 논리조차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회의원 수만 많으면 모든 것이 다 될것이라는 말도 안되는 다수결의 논리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이게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요, 이런 모습을 국민들은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를 바라보고 살것인가는 개개인이 가지는 자유이지만 이제 국내에는 존경할만한 사람도, 멘토로서 그 사람의 뒤를 따라가고 싶은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를 찾을 수 없음에 안타까움만 더한다. 나라가 어찌되든 상관하고 싶은 마음조차 싹 달아나게 만들었으니 이제 남은 것이라고는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일일 것이다. 누가 뭐라 하든 상관없이 그저 내 욕망만을 위해 끊임없이 앞으로 달려나갈 수 밖에 없다면 나라꼴이 참 우스워질 것은 자명한 일이지만 어찌 이제 누구를 탓할 수 있을것인가?  

국민들에게 희망이란 두 단어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희망이란 두 단어를 국민들 가슴속에 심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란 국가가 가지고 있는 아쉬움이요, 안타까움이다. 우리는 누구나 생각할 줄 안다. 생각을 할 줄 알기에 동물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을 뿐이지만 우린 그런 생각 덕분에 자연을 파괴하고 우리의 심성조차 파괴하고 있다. 그리고 돈의 노예로 살고 있을 뿐이다. 산다는 건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을 하나씩 이루고자 하는 것이지만 그건 이성이란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야 하는 것인데.... 

우리가 정말 이 사회를 살아가는 것인지조차 지금은 의심스러울 뿐이다. 산다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