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세상의 권력은 어디서....

나눔의꿈 2009. 1. 25. 21:05
세상은 변하고 있다. 그것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그런 급변 속에서 우리는 권력의 탐욕에 사로잡혀 있다. 그리곤 역사의 뒤안길로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다. 그것이 역사요, 역사에서 보여줬던 찬란한 문화를 갖고 있던 국가들의 멸망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두렵다. 내가 느끼는 두려움은 현재의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의식이요, 인식하고 있다 하더라도 어떠한 노력조차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인간군상의 고뇌가 느껴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용산 철거민들이 희생되었다. 그들을 진압하던 경찰을 포함해서 아까운 목숨이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 누구는 삶을 위한 투쟁을, 그리고 또 누구는 삶의 한 수단으로 택한 직업에 의해 그렇게 생각하지도 못한 삶을 마감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다 누구의 탓이라고만 한다. 그리고 연일 이들은 편을 갈라 싸우기만 한다. 한쪽은 경찰을 옹호하고, 또 한쪽은 철거민들을 옹호한다. 중요한 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두번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인데 이런 사실조차 우린 망각한다. 낯짝도 두꺼운 여의도 모처에서 사무실을 내시고 열심히 문을 걸어 잠그고 문을 부수던 분들께서는 조문을 왔다가 그냥 돌아갔다고 한다. 기업에서는 일을 지지리도 못하면 쫓아내기라도 하지만 4년 계약직의 이들은 쫓아낼 사람이 없으니 맘 편하게 그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본주의 사회가 빈부의 격차를 무시하지 못하는 그래서 영원한 계급투쟁의 장으로 변질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경고하는 글이 아닐지라도 이미 우리는 충분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과 권력이란 두 마리 탐욕스런 물질앞에 무릎꿇고 머리숙인지 오래다. 모든 가치는 돈과 권력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되고 그 논리를 벗어나면 가차없는 제재가 취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줄기차게 돈과 권력을 쫓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운다. 교육이란 두 글자는 어느새 돈과 권력을 상징하는 금권으로 변질하였고 우리 후대의 금권을 위해 부모는 밤낮으로 희생을 강요받고 있다. 그래서 그런 금권을 어느 정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성공한 삶이요, 그렇지 못하면 인생 별볼일 없다는 생각이 앞서기도 하는 것이 참 개탄스러운 형국이 아닐 수 없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의 기본 개념은 교과서에 씌여져 있고 그렇게 45분의 수업에서 단 몇줄로 얘기하고 끝나버린다. 그리곤 우리는 성장하는 내내 모든 권력은 금권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기본적인 개념을 체득하곤 그렇게 서서히 동화되어 간다. 어느새 내 자신도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다 가질 것만 같은 그런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우습지 않은가?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 동물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이 생각할 수 있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인데 어느새 금권은 우리의 그런 이성조차도 마비한다는 사실이 말이다. 

세상과 동떨어져 나 혼자만의 사회를 형성하고 나 혼자만의 이상향을 만들어 살아간다면 지금의 현실이 모두 없어질 것인가? 홍길동이 결국 이상향을 건설하기 위해서 떠난다고 하지만 홍길동이 만들고 싶었던 이상향은 지금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이란 동물이 사회를 형성하고 형성된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부딪치며 삶을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또다른 정치적인 권력욕에 사로잡히고 말것이니 결국 인간들이 모여살면서 서열이란 것과 힘의 논리와 함께 경제적 논리도 버릴 수 없음을 깨닫는다. 

대단한 나라다. 누구의 잘못을 떠나서 우리는 아까운 목숨이 희생되는 것을 바라보았지만 어느 누구 하나 그 희생에 대해 진심어린 그래서 눈물흘리며 자신의 죄를 참회하는 것을 본적도 들은 적도 없다. 그럼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으니 누구를 벌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면서 더욱 좋은 자리로 가겠다고 한다. 이성적인 판단이 마비되면서까지 권력이란 물질앞에 또다시 우리는 무릎을 꿇고 만 것은 아닐런지 안타깝기만 하다. 아무도 무슨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지 조차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는 도덕적, 이성적 판단이 마비된 사회에 살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무엇을 바랄 것인가?

참 우스운 나라다. 세상이 변하고 있고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으니 나라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 무엇을 할 것이요, 내가 많이 갖고 있으면 무엇을 할 것인가? 지나가는 사람에 의해 내가 어떻게 될지도 모를 정도로 불안한 사회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더 속편한 사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우린 이미 우리의 이성을 팔아버리고 금권이란 것을 사버렸다. 그리곤 다른 모든 것들을 훌훌 던져버렸다. 난 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