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자동차 문화 바로잡을 때가 되지 않았나?

나눔의꿈 2009. 10. 30. 09:53

요즘 30분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서 출퇴근한다. 살을 빼야한다는 의사선생님의 강력한(?) 권고가 있은 후 가장 좋은 운동법으로 택한 것이 아침, 저녁 출퇴근때 걸어다니는 것이라 생각했다. 실천에 옮긴지 2주째. 참 쉽지 않다는 느낌이다. 어느날은 그냥 차를 갖고 출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래도 꿋꿋이 3개월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참고 있지만 어렵다. 

예전에 차를 갖고 다닐 때는 몰랐지만 걸어서 출퇴근하며 참 많은 것을 본다. 교보생명사거리에서 삼릉사거리까지를 걸어다니고 있는데 지금 한창 9호선 지하철 공사중이라 차선도 제멋대로이고 인도의 보행여건도 좋지 못하다. 그 거리를 아침 저녁으로 걸어다니면서 우리나라의 교통문화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배려문화가 너무나 미흡하다는 생각에 누구를 탓해야 할지 참 난감하다.
 

인도위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 인도위를 버젓이 운행하는 차들, 오토바이들, 지하철 공사로 인해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제대로 되어 있지도 않을 뿐더러 그나마 인도라고 되어 있는 곳도 울퉁불퉁해서 걸어다니는 것이 어려울 정도다. 매년 반복되는 보도블럭 교체공사가 있지만 실제로 걷고 싶은 거리를 조성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더 심하게 표현하면 인도를 걸어서 다녀보지 못한 사람들이 인도의 보도블럭 공사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든다는 얘기를 참 많이 들었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거리는 걷고 싶은 거리와는 진짜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다.

전국에 등록된 차량의 수는 1700만대라 한다. 인구 4명당 1대꼴이다. 이 수많은 차들이 주차할 공간이 부족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좁은 국토에 수많은 차들이 존재하면 당면하는 문제는 주차문제인데 사람이 지나다녀야 할 공간을 차로 인해 막혀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현실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참 많은 보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때뿐이다. 불법 주차는 일상화(?)되고 있고 그 빈도수와 형태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단속 위주의 정책이 부른 정책상의 오류(?)라 감히 얘기하는 것은 너무 오버하는 것일까?

제조업 비율이 10%대 미만으로 떨어졌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출근했지만 자동차산업이 우리나라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못하는 것을 알고 있다. 정책적으로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자동차 산업의 육성과 비례하여 자동차 문화의 육성도 필요했지만 자동차 문화의 육성은 오히려 뒷걸음치고 있다. 자동차 문화는 성숙한 시민 의식과 직결되지만 지금 우리 국민들에게 성숙한 시민의식을 운운하기에는 우리의 주변 환경이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주차공간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였는데 자동차 판매는 이루어지고 있으니 어찌보면 자동차 문화를 논하는 것에 대해 원천적인 문제를 이끌어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러나,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한다. 길게 늘어져 있는 줄 사이로 무조건 들이밀고 보는 새치기가 만연해 있고, 버젓이 버스전용차로가 있는데도 전용차로로 갈 생각을 하지 않는 버스, 택시의 2차로 잠식 운행, 새치기가 다반사인 버스 운전,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천천히 운행하는 자동차들 그리고 사람이 다녀야 하는 인도에 버젓이 주차하는 차들, 주차장에서 2대를 주차할 공간에 뻔뻔하게 1대만 주차하게 해놓은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자동차 문화의 부재 즉 시민의식이 부재에 기인한다. 차가 막히는데 배차시간을 맞춰야 한다는 버스기사의 얘기가 이제는 별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 버스에 부여된 혜택은 생각하지 못하고 무조건 자신의 배차시간을 운운하는 것도 우습다.

차만 팔면 그만이라는 대한민국 자동차 회사에서도 이제는 자동차를 1대 팔면 그만큼의 자동차 문화를 성숙시키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자동차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그런 비약적인 발전이 대한민국의 발전과 궤를 같이 했지만 국민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란 사실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자동차 문화는 그 나라 문화수준의 척도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문화척도는 그 점수가 떨어지고 있음을 느낀다면 그것은 나만의 오해는 아닐 것이다. 이제 자동차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국민 모두 나서야 할 때는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