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세무이야기

비영리회계는 영리회계보다 엄격해야 한다.

나눔의꿈 2009. 11. 10. 19:57

비영리단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회계의 목적도 영리기업의 회계와는 조금 다르다. 영리기업의 회계가 영리기업에 투자하는 외부투자자와 자금을 빌려준 채권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 비영리회계는 비영리단체에 후원하는 후원자들에게 적정하게 기부금이 사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더 큰 목적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외부투자자 즉, 주주들이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 주주의 부를 극대화시켜야 하는 것이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시켜야 하는 이유다. 왜냐하면 기업의 주인은 주주이며, 기업의 주인은 기업을 통해서 돈을 벌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이와는 다르게 비영리단체는 비영리단체가 설립된 목적을 위해 일을 하게 된다. 후원자들은 자신들의 욕구 또는 희망에 따라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행하는 비영리단체에 후원금을 납부함으로써 자신들의 욕망에 대한 대리 만족을 느낄뿐이다. 이러한 후원금은 어떠한 반대 급부가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비영리회계는 후원금이 적절하게 목적에 사용되었는지를 표시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 될 것이다. 이러한 개념으로 비영리회계를 기금회계라 한다.

리기업의 회계가 영리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토대로 기업을 존속시켜나가야 하기 때문에 재무정보가 시장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입장에서 영리기업은 자신의 적절한 재무상황을 제대로 표현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자신들만의 언어로 이러한 재무정보를 제공한다면 시장에서는 제대로 이를 읽을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회계기준이라는 것을 만들어 이용하게끔함으로써 기업의 재무상황을 적절하게 표시할 수 있게 한다. 회계기준을 통해 표시된 기업의 재무정보는 그 정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기업의 재무상황에 대한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회계를 기업의 언어라고 얘기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회계기준의 이용은 기업간의 재무정보의 비교도 가능하게 한다. 주식시장에서 보다 더 우량한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그 기업의 재무정보가 중요한 투자 판단의 근거로 이용되는데 이 경우 두 기업간의 재무상태를 비교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비교를 할 수 있는 것이 회계라는 언어로 씌여있는 재무보고서이기 때문이다. 회계에서는 이를 기업간의 비교가능성이라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영리기업의 회계와는 달리 비영리회계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기금회계를 기본으로 하게 된다. 그렇게 하다보니 영리기업보다는 훨씬 덜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후원자들은 자신들의 후원금에 대해서 비영리단체가 알아서 잘 쓰고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연말에 기부금영수증이나 발급을 받으면 된다는 생각이 많았다. 특히, 자신들이 후원하고 있는 후원금이 그리 큰 액수가 아니어서 한국적인 정서에서 이것저것 따져가면서 후원금이 사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좀 미안하고 본인들에게도 귀찮은 일이라 여기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후원자들은 당연히 자신의 권리를 위해 엄격한 재무보고서를 요구할 필요성이 있다. 재무보고서는 그 단체의 재무상황과 사용내역에 대한 보고다. 비영리단체의 후원금에 대해서 세금(증여세)을 면제받을 수 있는 이유가 비영리단체가 설립되고 운영되는 공공의 목적에 있다면 비영리단체는 보다 엄격하게 재정을 관리할 필요가 있게 되는 것이다.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것이 특정한 공공의 목적을 위해 모였기 때문이고 이 목적을 위해 기금을 모으고 있다면 그 기금은 단체의 운영진을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된다. 단체의 운영을 위해서는 별도로 단체 운영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는 것이 더 적절한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비영리단체들은 단체의 운영기금과 사업기금을 별도로 구분하여 모금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 또한 현실이기도 하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다면 비영리단체는 보다 엄격하게 재정을 관리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비영리단체에게 엄격한 재정관리의 기준은 복식부기의 도입과 더불어 재정보고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는데 있다. 비영리단체에 대한 재무회계규칙은 사회복지법인 등 몇몇 정부 부처에서 규칙으로 제정되어 이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외국처럼 비영리단체에 대한 회계기준 자체를 갖고 있지는 못하다. 기준 자체가 모호한 현실에서 비영리단체에 단순히 재정의 투명성을 위해서 복식부기를 도입하라고 하기에는 단체에 재정담당 실무자를 별도로 운영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는데 대다수 비영리단체의 열악한 재정상황을 고려한다면 어려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회계의 기준을 수립하되 점진적으로 기준을 도입하게 하며, 그 과정에서 단체의 실무자들이 회계교육 등을 통해 회계처리 방법을 익히도록 하는게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다. 

영리회계는 영리회계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될 필요성이 있다. 그 이유는 영리기업은 주인인 주주의 부를 더 극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비영리회계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일을 하는 비영리단체들을 위한 후원자들에게 자신들의 후원금이 적정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비영리회계는 현재의 단식부기 체계와 기준의 모호성을 빨리 벗어던져야 한다. 다양한 의견이 표출될 수 있지만 분명히 가야할 방향은 나와있다. 영리기업과 달리 주인보다는 수혜자들을 위한 비영리 본연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도 비영리회계는 보다 엄격하게 기준을 수립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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